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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경묵상연구/바울서신

[딤전 2:15] "여자가 해산함으로 구원을 받으리라" - 등풀


등풀

   딤전 2:15) 그러나 여자들이 만일 정숙함으로써 믿음과 사랑과 거룩함에 거하면 그의 해산함으로 구원을 얻으리라 (개역개정)

   Yet she will be saved through childbearing if they continue in faith and love and holiness, with self-control. (ESV)


딤전 2:15 말씀은 바울의 목회 서신서들 중에서 가장 난해한 구절로 알려져 있듯이, 이 말씀에 대한 해석 역시 여러가지로 나누어져 있습니다. 그래서 저 역시도 오래 전부터 이 말씀을 어떻게 해석하는 것이 가장 좋을지 이리저리 생각해 보기도 하였지만, 쉽게 해결되지 않았습니다.

그래서 가장 단순하게 "여자가 창조의 질서에 순응해서 제 할 일을 다하면 구원받는다"는 의미로 생각하면서 일단 접어두고 있었습니다. (사실 이런 생각은 상당히 위험하고 잘못된 생각입니다. 마치 행위구원을 허용하고 있는 듯이 보이기 때문이지요.)

 딤전 2장 성경말씀을 보면, 사람이 어떻게 구원을 받을 수 있는지 그리고 구원받은 사람의 삶은 어떠해야 하는지 설명한 후에, 특별히 여자에 대해서는 먼저 창조의 질서를 설명하였고(13절), 여자가 먼저 범죄하였음을 드러내고(14절) 있습니다. 이것은 또한 여자가 조용히 배워야 하고 남자 위에 권위를 세워서는 안 되는 이유라고 설명하고 있습니다.

 그러면서 맨마지막에, 그럼에도 불구하고 여자가 "해산함으로 구원받으리라"고 기록하였는데, 이 말씀을 문자 그대로 받으면, 좀처럼 이해하기가 쉽지 않습니다. 우리 모두가 잘 알고 있다시피, 사람은 오직 예수님을 구주로 영접해야만 구원을 받을 수 있습니다. 여자라고 해서 달리 어떤 방법이 있을 수가 없지요. 그런데 느닷없이 이 말씀이 튀어 나옵니다. 왜일까요?

 그런데 사실 딤전 2장 말씀의 문맥적인 면은 쉽게 이해할 수 있고, 또 여기서 사도 바울이 무엇을 이야기하려고 하는지 금방 알 수가 있습니다. 단지 문제가 되는 것은 "해산함으로 구원을 받으리라"는 부분 뿐입니다. 나머지는 쉽게 잘 이해됩니다. 그래서 이 부분이 더욱 더 이상하게 느껴집니다.

 

더욱이 "구원"과 관련하여 살펴보면, 15절 상반절에 구원에 관한 가장 일반적인 진리가 이미 나와 있습니다. "그들이 맑은 정신으로 믿음과 사랑과 거룩함 가운데 거하면" 부분인데요, 이렇게 하면 구원받는다는 것은 구원에 대한 가장 일반적인 진술이라고 보여집니다. 사도가 굳이 얘기하지 않아도 믿음이란 예수 그리스도를 영접한 믿음을 의미하기 때문이지요.

그러므로 사도가 "해산함으로"라는 단어를 넣지 않아도 전혀 이상할 것이 없는 문장인데, 왜 사도는 일부러 "해산함으로"라는 단어를 넣었을까, 여기에 어떤 특별한 의미가 있는 것인가, 하는 생각을 하지 않을 수 없습니다.

 해산함으로 부분을 다른 성경을 통해서 살펴보면 대개 비슷하기도 하지만 약간씩 다르기도 합니다.

   여자가 아이 낳는 일로 구원을 얻을 것입니다 (새번역)
   여자가 아이를 낳고 구원을 받을 것입니다 (현대인의 성경)
   여자가 자녀를 낳아 기르면서 단정한 생활을 계속하면 구원을 받을 것입니다 (공동번역)
   Women will be saved through childbearing (NIV)
   Women will be preserved through the bearing of children (NASB)
   She shall be saved in childbearing (KJV)
   She will be saved through childbearing (ESV)


여러 번역본들을 살펴보면 대개 세 가지로 나뉠 수 있는데
, 이 세 가지가 또한 이 말씀에 대한 세 가지 해석과 거의 대응됩니다.
   첫째는 행위구원을 연상시키는 의미
그러나 행위로는 구원받지 못한다는 것이 너무도 뻔하기에, 약간 딜레마에 빠져있는 상태죠. 
   둘째는 마리아가 예수님을 낳은 것을 의미한다는 견해. 
   
그리고 마지막은
좀 후에 자세히 설명합니다. 

먼저 해산함 childbearing은 마리아가 예수님을 낳은 것을 의미한다는 해석을 살펴보겠습니다. 상당히 많은 신학자들이 이 해석을 지지하고 있습니다. 여러 주석가들도 이런 식으로 주석을 하였고요. 이 해석은 여자를 바로 앞 절의 하와(이브)와 연결시키고 또 창 3:15 말씀과 연결시켜서 생각하면 그럴듯 하기도 합니다.

그런데 한 가지 문제는 이 구절 중에 영역본으로는 하반절 - 한글본으로는 상반절 말씀이 그렇게 해석하는 데 어려움을 준다는 것입니다. 왜냐하면 믿음과 사랑과 거룩함에 거하면 이란 말씀 자체가 이미 구원받았음을 설명하고 있기 때문에 한 구절 내에서의 상반절과 하반절의 연결이 맞지 않게 된다는 것입니다.

그리고 또 한 가지 문제는 해산함이 예수님의 탄생을 의미한다면, 이 구절의 동사인 구원받다의 주어는 여자가 아니라 모든 신자들이 되어야 한다는 것이지요. 여자는 (예수님을) 해산함으로 구원을 받는 것이 아니라 여자의 해산함(예수님의 탄생)으로 모든 신자들이 구원을 받는 것이 되어야 한다는 것입니다. 그런데 본문에는 여자가 구원을 받는 것으로 기록되어 있습니다. 뭔가 맞지 않지요. 그래서 이 해석보다 더 나은 해석이 없을까 하고 나름 고민해 보았습니다.

이 구절에서 중요한 단어는 여자해산함으로 입니다. 여자가 과연 선행구절의 하와를 의미하는 것인지 아니면 일반적인 의미의 여자인지 파악해야 하며, 해산함으로가 무엇을 의미하는지 파악해야 합니다. 그런데 자세히 살펴보면, 해산함으로에 따라서 여자의 의미가 결정됩니다. 그래서 해산함으로를 어떻게 해석하는가에 따라서 이 구절의 의미가 완전히 달라지게 됩니다.

 
 해산함으로 (through childbearing; in childbearing; through the bearing of children)에서 해산함은 이의가 없습니다. 요점은 through 또는 in 으로 번역된 그리스어 '디아'(dia)에 있다고 보여집니다. 그리스어 단어는 일반적으로 "through, because of,... ~ 통하여, ~으로 인하여, ~ 의해" 등으로 번역됩니다. 그래서 신약성경에 "dia" 250 정도 사용이 되었는데 중에 94 번이 through , 56 번이 because , 39 번이 therefore , 14 번이 cause , 12 번이 wherefore , 5 번이 reason 으로, 그리고 나머지들은 throughout, after, always, among, at, by, within 등등으로 번역이 되었습니다.

딤전 2:15 말씀에 있는 dia 역시 다른 영역본들은 거의 전부가 다 through 로 번역을 했습니다. 그래서 마치 여자는 해산함을 통해서 마치 어떤 과정이나 수단 또는 근거를 통해서 - 구원받는 것처럼 보이게 했습니다. 그런데 KJV은 이 구절에서는 diain으로 번역했는데  diain으로 번역한 곳은 KJV 전체에서도 오직 여기 뿐입니다. KJV 번역자들은 무엇을 생각했기에 through 대신에 in으로 번역했을까요?

 dia에 대해서 신약성경을 검색하던 중에 아주 흥미로운 구절을 하나 발견했습니다. 바로 로마서 4:11 말씀입니다: 그가 할례의 표를 받은 것은 무할례시에 믿음으로 된 의를 인친 것이니 이는 무할례자로서 믿는 모든 자의 조상이 되어 그들도 의로 여기심을 얻게 하려 하심이라. 이 말씀에서 무할례자로서 또는 무할례자일지라도, 무할례자임에도, 무할례인 채, 라고 번역될 수도 있습니다 부분이 dia를 포함하고 있습니다. 그런데 어느 영역본도 이 diathrough로 번역하고 있지 않습니다. 왜 이 구절이 특별히 중요한가 하면, 이 dia를 해석함에 있어서 무할례를 어떤 수단이나 과정으로는 전혀 해석할 수가 없는 아주 확실한 구절이기 때문입니다. 여기서 무할례는 확실히 어떤 상태를 의미합니다. 이렇게 dia 다음에 어떤 상태를 의미하는 단어가 오면 이 diathrough 보다는 ~ 상태에 있어도 내지는 ~ 상태인 채 등으로 즉, 영어로는 although, in, with 등으로 해석함이 올바르다는 것을 보여주고 있습니다.

이 방식을 딤전 2:15 말씀에도 적용하여 해석을 하면 딤전 2:15 말씀은, 여자가 만일 정숙함으로써 믿음과 사랑과 거룩함에 거하면 아이를 낳아야 하는 상태에 있어도/있을지라도 구원을 얻으리라는 의미가 됩니다. 이 해석은 딤전 2장의 앞절들과도 잘 연결이 되고 그 자체 구절의 상하반절 모두가 잘 연결됩니다.

여기서 아이를 낳아야 하는 상태, childbearing이란 창세기 3;16 말씀에 기록된 대로 여자가 먼저 범죄하고 아담도 범죄하게 함으로써 하나님께서 여자에게 해산의 고통을 크게 더하셨다는 것과 연결됩니다. 이것이 사도 바울이 딤전 2:14 말씀에서 확인되는 바입니다. 즉, childbearing 이란 단어를 통해서 사도 바울이 말하고자 하는 이야기는, 여자가 남자와는 다른 상태에 있다는 것이며 그 이유가 바로 여자가 먼저 범죄했다는 것입니다.

그러면 왜 사도 바울은 여기에서 굳이 해산함이란 단어를 사용하여 여자의 구원에 대해서 특별히 설명해야 했을까요?

이것은 딤전 2장 9절 이하의 말씀을 주욱 따라 내려가면 이유를 짐작할 수가 있습니다. 사도는 여자는 남자를 주관할 수가 없고 남자를 가르칠 수가 없다고 교훈하고 있습니다 물론 모든 게 다 그렇다는 것이 아니고요 영적 질서에 대해서 교훈하는 것입니다. 그 이유는 바로 남자가 먼저 태어났다는 창조의 질서 때문이기도 하지만 보다 더 중요한 것은 여자가 먼저 범죄하였기 때문이라는 것이지요. 이렇기 때문에 여자는 영적으로는 남자의 권위 아래에 있어야 한다는 특별한 상태에 있다는 것입니다.

그러면 여자가 이렇게 특별한 상태에 있기 때문에 구원받는 데에도 차별이 있는 것인가 하는 물음이 당연히 떠오르게 됩니다.

이 물음에 대한 답을 사도는 딤전 2장 맨 마지막 구절에서 주고 있는데요, 이것은, 남자가 먼저 창조되었다는 사실과 여자가 먼저 범죄했다는 사실이 여자가 남자를 주관해서는 안 되고 오히려 조용히 배워야 하는 이유일지라도 구원에 있어서는 남자나 여자나 아무런 차별이 없다는 것입니다.

전체적으로 정리하면 이렇습니다: 하나님께서는 모든 사람이 구원을 받고 진리를 아는 데 이르시기를 원하셔서 예수 그리스도를 대속물로 주셨으니 누구든지 예수 그리스도를 믿는 사람은 구원을 받는데, 여자는 남자와는 다른 점들이 있어서 남자가 먼저 창조되었고 또 여자가 먼저 범죄하였다는 점들이다. 이것들이 영적인 질서의 문제를 결정했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여자도 믿기만 하면 이점들로 인해서 주어진 특별한 상태 - 해산의 의무를 통해서 드러났듯이 남자의 영적 권위 아래에 있는 상태 - 에서도, 뭔가 남자와는 달리 구원을 위해 더 필요한 것이 아니라 남자와 동일하게 믿음으로 구원을 받는다.


P.S.
  이 성경말씀에 대한 해석은 제가 나름 고민해 본 것이기 때문에 다른 분들께서는 전혀 다른 해석을 하실 수도 있습니다. 얼마든지 댓글에 남겨 주세요.
   
  그리고 여자가 남자의 영적 권위 아래에 있어야 한다는 말씀 또한 저의 해석이므로 이와는 전혀 다르게 해석하실 수도 있습니다. 특히 현대에는 더더욱 그렇겠지요.... 참고로 말씀드리면 저는 절대로 여성을 비하하거나 속박하려는 의도가 전혀 전혀 전혀 없음을 밝힙니다. 저 제 아내 무지 사랑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