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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경묵상연구/선지서

[단 1-3] 세상이 감당 못한 소년들




참고성구: 구약 다니엘서 1-3장




인터넽과 미디어
등의 거한 진보로 사람들의 삶이 나날이 시각 중심이 돼 가는 요즈음, 사람을 보는 표준과 잣대도 겉 모습과 "가진" 것 중심이 돼 갑니다.
사람의 됨됨이를 상품 가치쯤으로 여기고 따지는 자세와 풍토가 현대사회의 감각/외모 지상주의, 황금만능주의를 대변합니다. 여기에다 "빠삭한" 학력과 지능, 재능까지 겸비되면, 물찬 제비 격이겠지요.
 
미디어가 그다지 발달하지 못한 고대의 왕실에서도 이런 마인드가 판을 친 모양입니다. 보통 사람들도 이것저것 "밝히는" 판에, 최고 권력을 쥔 그들이야 오죽하겠습니까. 
 
바벨론 대 제국을 더욱 탄탄하게 구축해 온 네부칻네자르(느부갓네살) 2세 왕은 바벨론의 포로 속국이 된 유다 민족사회 가운데서 젊고 잘 생기고 풍채가 좋으면서도 지능이 탁월한 왕족/귀족 소년들을 선정하여, 제국의 국제적 권위와 제도를 더욱 강화하기로 했습니다. 
대상 포로들을 추리고 골라뽑은 결과, 이목구비가 수려하고 머리도 비상한 여러 소년들이 선발되어 왕실로 이끌려 왔습니다. 궁전에서 3년간 잘 먹이고 칼데아 식 교육과 훈련을 거쳐 결과가 좋은 사람들을 이 큰 나라의 인재로 기를 계획이었습니다.  

그 가운데 다니엘/하나니야/미샤엘/아자리야 등 유다족 정통 후손인 네 소년들도 포함됐습니다. 모든 면에서 뛰어나고 두드러진 이 넷은 왕궁 시종장인 아슈페나즈(아스브나스)의 눈에 당장, 유난히 띄었습니다. 네 소년들의 언행심사 모두가 맘에 쏘옥 들었던 모양이지요. 

   "..네 이름이 뭐였지?" 
   "다니엘이라고 하옵니다." 
   "음..여기 식으로 이름을 바꿔 주마. 넌 아주 총명해 뵈니, 우리 주신의 이름을 따서 널 '벨테샤자르'라고 부를 테다."
   "네 이름은 뭐냐?"
   "하나니야입니다."
   "그래. 넌 앞으로 '샤드랔'이다."
   "너는?"
   "미샤엘.."
   "넌 '메샼'이다."
   "그리고 너는.."
   "예, 아자리야인데요."
   "이제부터는 아벧네고다." 

아..! 나라는 존재는 본래의 내 이름이 대표하는 것인데, 종주국에서 그것도 왕궁에 살게 되다 보니, 내 본디 이름도 맘대로 못 쓰게 됩니다. 섧지만 어차피 포로 신세인데 어쩌겠습니까. 넷은 아무 불평도 못하고 바벨론 식의 새 이름을 받아 그렇게 불려지기로 합니다. 그래서 다니엘/하나니야/미샤엘/아자리야는 이제 왕궁에서 벨테샤쟈르/샤드랔/메샼/아벧네고가 됩니다.

하지만 네 소년들은 내심, 자신이 태어날 때 선조가 지어 준 본디 이름, 더구나 예호바(여호와) 하나님 신앙 안에서 지어진 자기 이름을 결코 잊을 수가 없습니다. 다니엘/하나니야/미샤엘/아자리야..이들 넷의 이름은 한결 같이 하나님의 성호를 담고 있습니다. 이들은 자신의 본디 이름과 함께 이름처럼 지켜 온 하나님 신앙도 결코 저버리거나 내버릴 순 없다고 속으로 굳게 다짐합니다. 

아슈페나즈는 뽑혀 온 모든 소년들에게 말했습니다: 
   "자, 너희는 네부칻네자르 대왕 폐하의 왕명으로 황송하게도 특별히 포로국 소년들 가운데서 발탁됐다. 영광스럽게 생각해라. 이제 너희는 다 함께 이 왕궁에서 우리 칼데아 사람들의 우수한 문화와 학문, 언어를 배우고..대왕께서 내리시는 온갖 진수성찬과 포도주를 먹고 마시면서 3년 동안 지내게 된다. 그 후에 다시 최종심사에 합격하면 대왕께서 너희를 만나 주시고, 그 분의 맘에 든 자는 나라를 위해 크게 들어 써 주실 것이다!..알겠나?"  

그래서 네 소년들은 다른 선발 소년들과 함께 일단 3년간 왕궁에서 같이 살아 가게 됩니다.  
그런데 다니엘과 세 소년들은 첫날부터 나오는 궁중 음식을 보고 놀랍기 그지 없었습니다. 
날마다 네부칻네자르 왕가의 하루 식사 분량에서 왕이 직접 지정한 일정량이 전체 소년 후보들에게 할당되어 나오는 음식들입니다. 과연 궁중 요리답게, 과거 구경조차 하기 어렵던, 이국적이고 화려한 온갖 산해진미의 국제판 진수성찬인데..각종 고기요리도 있어 기름기가 번지르르한 데다 포도주가 곁들여져 있었습니다. 눈이 사뭇 어지럽고 냄새도 요란하여, 머리까지도 어지러울 정도였지요.    

음....... 다니엘은 그 육식을 비롯한 음식 대부분이 이교도적이고 신에게 바치는 제물처럼 부정한 데다 몸에도 좋지 않다고 생각했습니다. 선조 대대로 모쉐의 계명에 따라 코쉐르, 곧 정(淨)한 음식만 먹어왔는데, 이제 여기서 몸을 다 더럽혀야 하나, 생각하니 아득했습니다. 
차라리 깨끗하게 채식만 할지언정 이 주지육림으로 자신을 더럽히지 말아야겠다고 굳게 다짐한 그는 아슈페나즈에게 그렇게 하게 해 달라고 간청합니다. 다니엘과 한 조를 이룬, 나머지 세 소년들도 마찬가지로 결심이 섰습니다. 마음 속 신앙과 본디 이름은 물론, 몸까지도 제대로 보존하자는 생각이지요. 

넷은 이를 계기로 하나님 안에서 똘똘 뭉쳐 믿음과 맘이 서로 통하는, 더욱 가까운 친구가 됩니다. 이국 땅에서 '왕따' 당하고 외로워지기 쉬운 포로사회에서 넷의 우정과 신앙은 큰 힘과 위로가 됩니다.

하지만 아슈페나즈는 워낙 엄중한 왕명은 물론, 주어진 자신의 벼슬과 임무 탓에 네 소년들만 건강과 혈색이 안 좋아질 것을 우려하여 난색을 표명합니다. 그러나 하나님은 이미 네 소년들을 돌보고 지키시려고 바벨론 왕궁 안에 역사하기 시작하셨습니다.  

우리도 악하고 음란한 이 시대에 영과 맘과 몸을 순결하게 지키려고 굳게 다짐하면 하나님이 지켜 주실 것을 믿어야 합니다! 

다니엘은 아슈페나즈 수하에서 네 소년을 돌볼 책임을 맡은 감독관에게 말합니다: 
   "이렇게 하시지요. 열흘간 우리를 시험해 보심이 어떨까요? 우리 넷은 채식만 하고 물만 마실 테니, 열흘 후 나머지 소년들과 비교하셔서 과연 어느 쪽이 안색과 혈색이 좋은지를 보신다면요.."
   "오, 그거 괜찮은 생각이네! 까짓 열흘쯤이야 뭐.. 그래, 그렇게 해 보자구나."

열흘 후 네 소년의 얼굴은 어땠을까요? 나머지 소년들보다 더 건강해 뵈는 혈색에다 윤기까지 돌아 환하게 빛나 보였습니다. "음..믿기 어렵군. 보통 얘들이 아니구나.." 하면서 놀란 감독관과 아슈페나즈는 그 후 다니엘/하나니야/미샤엘/아자리야 등 네 유다 족 소년들에게만은 반드시 채식과 물을 챙겨 배당해 주었습니다. 언제나 더 건강해 보이라고.

하나님은 네 소년들의 믿음과 결심을 기특하게 보시고 그들에게 건강 뿐 아니라 슬기와 총명도 더해 주셔서, 배워야 할 칼데아 학문을 모두 매스터하게 하셨고, 특히 다니엘에게는 하나님의 신비를 알리는 계시를 볼 수 있는 영안(靈眼)까지 열어 주셨습니다. 


어느 덧 3년이 흘렀습니다. 그동안 잘 먹고 잘 훈련 받던 소년들은 아슈페나즈의 인도로 내궁으로 들어가, 네부칻네자르 왕의 면전에서 최종 심사를 받게 됐습니다. 보좌 위에서 한껏 위엄을 갖춘 왕이 소년들과 직접 대화를 해 보니, 벨테샤자르/샤드랔/메샼/아벧네고라는 네 소년은 나머지 모든 소년들보다 학문과 건강 등 모든 면에서 단연코 뛰어나 흠잡을 데가 없음을 알자, 그들과 따로 대면하여 연신 이런저런 다양한 질문을 던져 봅니다. 그랬더니 막힌 구석이 없이 모두 술술술술 풀어 답하는데, 왕을 받드는 온 나라의 현인/박사/술사들보다 열 배나 더 탁월하다는 결론이었습니다! 

네부칻네자르는 네 소년들의 통찰력에 탄복해 마지 않으며 자신의 소년 선발 프로젴트가 대 성공이었다고 믿고, 내심 매우 흡족했습니다. 아슈페나즈와 그의 담당관 역시, 왕명을 받들어 3년간 이 소년들을 돌봐 온 데 대해 마음이 뿌듯하고 보람으로 흐뭇했습니다.  

그러나 네부칻네자르의 계획과 네 유다 소년들의 배후에, 하나님의 놀랍고 원대한 중재(개입/관여)와 섭리가 있었음을 바벨론 왕실은 미처 깨닫지를 못합니다. 하나님은 다니엘/하나니야/미샤엘/아자리야 -네 소년들의 믿음과 결심을 귀히 보시고, 그들을 통하여 종주국인 이 바벨론에 큰 일을 이루시기로 하십니다. 바로 유다 민족의 포로기간을 70년으로 정하셨기에, 이 기간동안 네 소년 등 지도자급 인사들을 통해 자기 백성에게 인자와 진리를 베푸시기 위함이었지요. 
 
하나님은 그래서 네 소년을 세상이 감당할 수 없는 존재로 만드시고 부각시키십니다. 겉 보기엔 이들이 바벨론 왕실에 의하여 양육과 훈련을 받는 듯 보였지만, 사실상 하나님이 기르시고 훈련시키는 과정이었습니다. 네부칻네자르는 모든 나라의 종주국인 지상최강의 대 제국-바벨론의 앞날과 효과적인 통치를 위하여 이 소년선발프로젴트를 짜고 편 것이었지만, 실은 이국 땅에서 유다 백성을 보존하고 먼 앞날의 메시아 시대를 도래시키기 위한, 전지전능하신 예호바 하나님의 예정과 계획 가운데 네부칻네자르는 한 도구로 쓰였을 뿐입니다. 바로 하나님의 그 계획의 중심에 다니엘을 비롯한 네 소년이 자리잡고 있었던 것입니다! 

실로 하나님이 택하신 이 소년들은 세상이 감당 못할 존재였습니다. 네 소년을 완벽하게 왕궁에 이끌어 들이신 하나님은 그 분의 계획을 구체적으로 실행하기 시작하셨기에, 그 후 왕궁 안에서 여러 가지 일들이 벌어집니다. 

어느 날 밤, 네부칻네자르 왕은 길고 착잡한 꿈을 꿨습니다. 머리부터 발까지 몸의 각 부분이 차례로 금/은/놋/쇠/흙 등 다양한 재료로 만들어진, 장대하고 번쩍이는 두려운 신상이었습니다. 그런데 어디선가 난 데 없이 뜬 돌이 날아와 이 신상을 박살내어, 모조리 티끌로 만들어 흩어 버린 뒤 그 돌은 태산을 이루어 온 세상에 가득 차는 그런 꿈이었습니다. 

꿈에서 깨어난 왕은 너무도 두려운 나머지, 이 꿈을 새카맣게 잊어 먹고는 스스로 심히 답답해 합니다. 나라의 모든 현인들을 불러 모아 그들에게 자신의 꾼 간밤의 꿈 내용과 해몽을 말하라고 추상 같은 영을 내리니까, 모두들 황당하고 기가 찹니다. 현인들은, 황송하오나 애당초 그런 일은 불가능하옵니다라고만 거듭 답합니다. 왕은 대노하여 모든 현인들을 죽여 버리라고 명령을 내립니다. 척살 대상 가운데는 가장 뛰어난 현인들인 네 소년들도 포함됩니다!  

근위대장 아리옼에게 물어 이 위기상황을 전해 들은 다니엘은 자신에게 말미를 달라고 요청하고, 나머지 소년들과 합심기도로 하나님께 매달렸더니, 밤에 하나님이 다니엘에게 환상으로 네부칻네자르의 꿈과 해석을 모두 환하게 보여 주십니다. 할렐루야!

다니엘은 하나님을 찬양하고, 왕에게 나아가 그 꿈과 해석을 하나님이 보여 주신 그대로 낱낱이 소상하게 아룁니다. 네부칻네자르는 그의 말을 들으며 속으로 "아하, 이제야 조금씩 떠오르는구나. 맞다, 맞아! 그런데 쟤가 그걸 모두 다 알아 맞추다니~!" 하고 놀라 마지 않습니다. 
다니엘은
연이어, 왕이 꿈 속에서 본 그 신상의 모습은 현재의 바벨론 제국으로부터 앞으로 시대마다 차례로 이어질 여러 정복 국가들을 미리 보여 주는 것이라고 설명합니다. 뜬 돌이 날아와 신상을 부수어 티끌로 만들어 버린 것은, 물론 장차 다가와 온 세상에 퍼질 메시아의 왕권과 복음을 상징한 것이지요.

간밤에 본 꿈 내용들이 다니엘이 말해 주는 것과 하나하나 어김 없이 일치하며 그 해석까지도 완벽하여 자기 가슴에 부딪쳐 온다고 느낀 네부칻네자르는 저 소년 벨테샤자르에겐 신들의 신인 예호바의 영이 함께 한다고 믿어져, 두렵고 떨리는 마음으로 옥좌에서 일어나, 어린 현인인 다니엘 앞에 엎드려 절을 합니다! 그를 보좌한 신하들은 놀라 마지 않습니다.
    "아니, 폐하께서 저 소년에게 절을~?"

왕은 또 다니엘에게 많은 선물과 향품 등을 하사하고, 이스라엘의 하나님을 "신들의 신", "왕들의 주님"이라고 찬양까지 합니다. 
그는 다니엘에게 나라의 제 2 인자급 벼슬을 내려 왕궁에 상주하게 하고, 그의 요청을 받아 들여 나머지 세 소년에게도 각각 바벨론 지방의 일을 주무하는 벼슬을 줍니다. 
하나님은 다니엘을 통해 네 소년뿐만 아니라 모든 현인들의 목숨까지 살리시면서 동시에 유다를 위하여 바벨론 정치에 깊숙이 관여하게 하신 것이지요!

실로 이 네 소년은 세상이 감당 못할 대상이었습니다. 

그 다음, 이런 일도 있었습니다. 

네부칻네자르가 그 신상 꿈을 꾸고 나서 어떤 영감(?)을 얻은 것인지는 모르나, 높이 60 큐핃(약 30m)이나 되는 거대한 금신상을 만들어 바벨론의 두라 평원에다 세워 놓고, 왕실 대관들로부터 멀리 수많은 각 피지배국을 포함한 광대한 영토의 지방관리들까지 다 불러 모아 거창한 봉헌식을 치릅니다. 
게다가 온갖 악기로 그 신을 찬양하는 주악을 울릴 동안, 그 우상 앞에 경배하라는 명을 내리고, 만약 누구라도 절을 하지 않으면, 활활 타 오르는 불가마 속에 던져 넣겠다고 위협합니다. 

오직 예호바 하나님만 경배해 온 네 소년들에게는 중대한 위기가 아닐 수 없지요.
때마침 일부 관원들이 하나니야/미샤엘/아자리야 등 세 유다 소년들이 바벨론 신들을 섬기지도 않고 금신상 앞에 경배하지도 않는 것을 발견하자, 제때 왕에게 달려와 고자질을 합니다. 아마도 이때 다니엘은 두라가 아닌 왕궁에 머물렀거나 어떤 계기로 사람들의 눈에 띄지 않는 곳에 있었던 모양입니다. 아니면, 다니엘의 지위가 워낙 높고 그의 하나님은 두려워, 감히 그까지 참소할 생각을 못했는지도 모르죠

네부칻네자르는 가장 아껴 고관을 삼은 세 젊은 현인들이 자신이 건립한 신상을 경배하지 않는다는 말에 버럭 화를 냅니다. 당장 그 셋을 끌고 오라는 일언지하에 세 소년 신하들이 나타나자, 왕은 셋의 이름을 고루 불러 가며 "우리의 신들과 내가 만든 신상 앞에 정말 경배하지 않냐?"고 따져 묻습니다. 지금이라도 신상에게 절을 하면 괜찮지만, 계속 안 하고 버티면 불가마 속에 던져 넣을 텐데 어느 신이 너희를 능히 구출해 주겠냐고 추궁합니다.

그러자 세 소년이 서슴치 않고 대답합니다: 
   "오, 네부칻네자르 폐하! 우리가 이 일 만큼은 왕께 대답할 나위도 없습니다. 혹 그러시더라도 우리가 섬기는 우리 하나님은 활활 타는 불가마에서라도 우리를 구해 주실 수 있고, 왕의 손에서도 우리를 건져내실 것입니다. 그러나 혹 그렇지 않더라도, 폐하는 아시옵소서: 우리는 님의 신들을 섬기지도, 님이 세우신 금신상을 경배하지도 않을 터입니다!"

세 소년의 이 발칙한 말에 왕의 분노가 극에 달하여, 낯빛까지도 확 바뀝니다. 
"저..저런 괘씸한..! 아니, 속국 포로에 불과한 어린 것들을 내가 골라 뽑아다 높은 자리에 앉혀 줬더니, 감히 나를 우습게 보고 대 놓고 거역을 해? 이런 놈들은 당장 태워 죽여 마땅하다"고 생각하고는 냅다 소리칩니다.

   "여봐라, 그 불가마를 더 달궈라! 평시의 일곱 배나 더 뜨겁게 말이다!"

왕이 그동안 이 소년 장관들을 가장 아껴온 만큼, 그 애정이 몽땅 미움과 분노로 바뀝니다. 마치 불가마 속의 맹렬한 불길처럼 말입니다. 그는 주변에 서 있는 군대 장수 몇을 불러다 세 소년을 꽁꽁 묶어 불가마 속에 쳐 넣으라고 명령합니다.
하나니야/미샤엘/아자리야 -세 소년들은 그래서 모자부터 속옷까지 관복 차림 그대로 결박되어, 뜨거운 열기가 훅훅 뿜어져 나오는 불가마 쪽으로 끌려 갑니다. 평소 다니엘을 비롯한 네 젊은이들에게 왕의 총애를 앗겼다고 생각하고 그들을 질시해 온 현인들과 관원들은 이 광경을 보자, 속으로 쾌재를 부릅니다. 
   "그럼 그렇지! 멀리 꼬마 나라에서 온 제깟 새파란 것들이 어디라고 감히 까불길 까불어? 이제 뜨거운 불맛을 보게 생겼네."

왕의 분노처럼 불가마 속 불길도 최고도에 달하여, 세 소년을 불가마에 집어 넣는 순간 확 치솟는 광적인 열기에 그들을 끌고 간 장수들이 되레 "으악~!" 소리치며 그만 즉사하고 맙니다. 열기가 무색하게 소름이 끼치는 광경입니다.  
그러나 장수들을 잃은 아쉬움도 잠시 뿐, 근사한 볼거리가 생겼다고 불가마 한 가운데 던져진 세 소년을 잠시 들여다 보던 왕은 문득 놀라며 보좌에서 벌떡 일어나 측근에게 묻습니다. 

    "아니, 우리가 아까 분명히 세 명을 묶어서 불 속에 넣지 않았냐?" 
    "그렇사옵니다, 폐하!" 
    "그런데 봐라. 내..내가 보니까 지금 네 명이 풀려나 불 속에 걸어 다니는데도 도무지 화상을 입지도 않는구나. 네..넷째의 모습은 신의 아들 같다야!"

하하하..할렐루야! 신의 아들 같은 그 넷째 사람, 그 분은 바로, 구약시대에도 자주 성삼위 하나님을 대리하여 땅에 몸소 나타나 활약하신 성자(聖子)님이십니다. 이국의 제왕인 네부칻네자르는 꽤 복이 많아선지(?), 다니엘과 그 세 친구 덕에 구약시대의 예수님 모습까지 뵌 것입니다. 

   성자님은 확실히 예슈아-곧 구원자이십니다! 
   구출자(Deliverer), 구속주(Redeemer)이십니다! 
   하나님께 기름부음 받고 보냄 받으신 메시아이십니다! 
   하나니야/미샤엘/아자리야 세 소년과 함께 하셨듯, 우리와 늘 함께 하시는 임마누엘이십니다! 
   죄와 죽음의 불길, 사망의 그림자로부터 우리를 지키시고 빛으로 이끄시는 주님이십니다!
   오, 영원히 그 분과 그 아버님께 영광을! 

이 놀랍고 굉장한 광경을 두 눈 부릅뜨고 똑똑히 지켜 본 왕은 황망하고 황송한 마음에 서둘러 불가마 아귀 근처로 다가가 안을 들여다 보며 외쳐 부릅니다. 
   "오, 샤드랔, 메샼, 아벧네고! 가장 높으신 하나님의 종들이여. 나오시오, 밖으로!"

이 말을 들은 세 소년이 밖으로 늠름하게 걸어 나오는데, 왕이 봤던 '넷째'는 안 보입니다. 소년들을 지켜 주고는 이미 사라지셨습니다. 

근처에 있던 신하들과 왕족들 관원들도 우르르 몰려 들어 소년들을 두루 훑어 봅니다. 세상에 이럴 수가~! 그들 얼굴과 몸에는 아무런 화상도 보이지 않습니다. 머리털 하나 그을리지 않은 채 고스란히 남아 있고, 옷도 전혀 변색된 흔적이 없이 그대로이고, 탄 냄새조차 없었습니다.  
사람들은 자기 눈을 의심합니다. 조금 전 불가마 곁에서 타 죽은 장수들과는 달리, 불가마 안에서도 생생히 살아 있는 소년들의 도대체, 도저히 있을 수 없는 모습을 목도하니 꿈만 같습니다. 사람 아닌 신들인가 보다.. 생각합니다.   
 
이윽고 왕이 말합니다: 
   "샤드랔/메샼/아벧네고의 하나님께 찬양! 그 천사를 보내셔서 그 분을 믿는 그 분의 종들, 몸을 바쳐 가며 왕의 말도 거역하고 그 하나님 밖엔 다른 신을 섬기지 않고 절하지 않는 사람들을 구해 내셨다!
그래서 이제 나는 조서를 내린다: 각 민족과 각 나라, 각 언어권 사람들이 그 누구든, 샤드랔과 메샼, 아벧네고의 하나님께 경솔한 언행을 하거든, 그 몸을 쪼개 버리고 그 집을 거름터로 삼을 테다. 이렇게 사람을 구해 내실 다른 신이 없기 때문이다."

참으로 세상이 감당 못할 소년들입니다. 

네부칻네자르는 또 세 소년을 바벨론 지방에서 더욱 높은 지위에 엎그레이드 하여 세웁니다. 

그리고 다니엘은 또 다른 여러 사건들을 거쳐 더욱 더 네부칻네자르에게 신임을 얻고, 바벨론 왕조가 망하고 이어진 메디아-페르시아 왕조 때도 총리로서 코레쉬(고레스, 페르시아어: 쿠루쉬) 대왕과 다리오(페르시아어: 다리아부쉬) 대왕 이후까지 나라를 다스리거나 왕의 자문위원으로서 활약합니다. 

이 일은 구약시대 일이었고, 지금도 하나님이 우리를 지켜 주시지만, 때로는 성도에게 믿음의 훈련 차원에서 욥처럼 시련을 겪도록 상황을 허용하시되, 감당 못할 시련을 주시진 않습니다. 
우리는 말세에 온 세상 사람들이 짐승에게 '666' 표를 받아야 하는 상황이 다가와도, 지옥 같은 불가마의 불길 같은 환난을 당해도, 세 소년처럼 꿋꿋이, 우상 앞에 굴하지 말고 "혹 그렇지 않더라도.."라는 믿음을 가져야겠습니다.  


모든 티엘티 독자들도 이 소년들처럼 세상이 감당 못할 믿음의 사람들이길~! 
아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