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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사리뷰

한 여죄수의 죽음과 구원



             수전 앹킨즈 : 재판 초기 때와..숨지기 얼마 전 보석청문회 때


지난 9월 24일 캘리포니아의 한 교도소에서 여죄수가 숨졌다. 
이름은 수전 드니스 앹킨즈. 본래는 사형수였으나 1970년대에 사형제가 일시 폐지되면서 종신형으로 감형 받아 생존해 왔다. 그러나 뇌암을 앓다가 결국 61세로..

마지막 보석 신청을 해 봤으나 9월 2일 관련 위원회 청문회에서 거부 판정을 받았다. 만성환자인 그는 들것에 실려 청문회에 와서도 거의 내내 잠을 잤다. 이미 지난해 뇌암 판정을 받았고 다리 절단수술도 거친 그녀의 수명은 불과 몇 달 밖에 남지 않았다는 것이 교도소 의료진의 말이었다. 

가주내 여성 수감자들 중 최장기수(40년)였던 앹킨즈는 본래 프론테라 여성교도소에 있다가 암 진단을 받자 초우칠라에 있는 가주중앙여성교도소에 옮겨져 전문 간호를 받으면서 암 제거를 위한 뇌수술을 받은 뒤 최근 몇 달간 전신이 마비돼 말조차 어려웠다. 그러나 청문회에서는 간단히 몇 마디를 했는데..특히 남편의 도움을 받아 성경 구절을 닝송했다.
앹킨즈는 2000년을 전후해 예수님을 믿기 시작한 것이다. 

앹킨즈는 1969년 악명 높은 컬트 교주 촬즈 맨슨의 사주를 받아 당시 임신 8개월 반인 인기 여우 쇄런 테이트를 칼로 난자해 살해한 뒤 체포/수감됐다. 뱃속 아기까지 둘을 죽인 셈이다. 그런데도 몇 십 년 동안 자신의 죄를 전혀 뉘우치지 않고 당시 살인을 당연한 것으로 여겼다.
주범인 맨슨은 지금도 종신형을 살고 있으며, 역시 각각 종신형을 살고 있는 3명의 공범자들 중 앹킨즈가 금번에 가장 먼저 죽었다. ( 문제 가수 매릴린 맨슨은 여배우 매릴린 먼로와 살인자 맨슨의 이름을 각각 따서 기상천외한 중성적 이름을 짓기도 했다. )

촬즈 맨슨이 당시 테이트 살해 사주를 한 이유는 너무나 어처구니 없었다. 자신의 음반 출판 계획을 돕던 가수가 맨슨의 비정상적인 성품과 성향을 알자 거절하고 피하여 이사를 가버린 뒤, 바로 그 집으로 갓 이사 온 테이트가 낯선 그를 냉대했다고 살의를 품은 것.   

테이트는 당년 26세로 '인형 계곡' 등에 출연해 인기를 끌었다. 그녀의 남편은 명 감독 로먼 폴랜스키. 테이트는 1969년 8월 두 채의 로스앤젤레스 가옥에서 영문도 모르고 살해된 7명의 피해자들 중 1명이었다. 피해자들 중엔 커피 재벌 '폴저'가문의 상속자 애비게일 폴저와 영화제작자 보이팈 프리콮스키도 있었다.
앹킨즈/맨슨은 이보다 앞서 7월에 죽은 음악가 게리 힌맨의 살해공범 혐의도 받았다.   


앹킨즈는 근래 수 년 간 증언대에서 자신의 죄를 여러 차례 사과했다. 그러나 기나긴 40년 어간에도 용서 받거나 잊혀진 사람들이 얼마 없다는 걸 깨달았다.
테이트의 동생인 데브러 테이트는 9월 2일 보석 위원들에게 말했다:

    "그녀(= 앹킨즈)가 마지막 숨을 내쉴 때, 그 영혼을 위해 기도하겠습니다. 그러나 그 때까지는 지금의 통제 상태로 남아 있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그러면서 언니가 살아 있었다면 마흔 살 된 조카가 있었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앹킨즈 케이스의 빈슨 버글리아시 담당 검사는 앹킨즈 석방 쪽을 선호하면서 죄수가 이미 사경에 가까우니 보석신청 정도는 "작은" 것이라고 말했지만, 피해자 유족 편으로 기운 위원회에서 받아 들여지지 않았다.


체포 후 10개월 간의 떠들썩한 재판 기간 동안 앹킨즈와 맨슨, 기타 공범 혐의자들은 한사코 '무죄'를 주장했다. 그러나 공식 기소되고 나자 여성 혐의자들인 '맨슨의 소녀'들은 끔찍한 범행을 털어 놓기 시작했다.      

전과자이기도 했던 맨슨은 '낙오자'나 가출한 여성들을 불러 모아 로스앤젤레스 교외 댙밸리(죽음의 계곡)의 한 목장에서 지내면서 자칭 '메시아'로 행세했고, 마약과 무차별 성생활로 얼룩진 변태적 삶을 살아 갔다. 

그러던 1969년 어느 날 밤. 맨슨은 앹킨즈를 비롯한 여자들을 교외 주택가 부촌으로 보내며 "뭔가 마녀스런 짓"을 저지르라고 지시한다. 그들이 테이트의 집으로 갔을 때 마침 남편은 없었지만 다른 4명도 숨졌다. 한 방문에는 '돼지 떼'라는 혈서가 쓰여 있었다. 이튿날 밤엔 부유한 식품점 주인 부부가 가게 건너 편 집에서 역시 칼에 찔려 죽었다. 그 집 냉장고엔 피로 '대 혼란'(Helter Skelter)이라는 글자가 쓰여 있었다.

앹킨즈는 훗날 증언에서 당시 범행 전 피해자 테이트가 연거푸 목숨을 애걸복걸했지만 나중엔 그걸 듣는 게 지겨워 몇 번을 찔렀는지 모르게 닥치는 대로 찔렀다고 진술했다.
그리고는 당돌하게 말했다:

    "제가 한 일에 대해 죄책감은 없습니다. 그 때 옳았고 지금도 제가 옳았다고 믿습니다."

어떻게 살인이 옳을 수 있냐고 판사가 묻자 "사랑으로 하는데 어떻게 옳지 않을 수 있나요?" 라고 반문했다.

그러나 2000년 보석위원회 앞에 히끗히끗한 머리로 나타난 앹킨즈는 30년 전과는 너무나 딴판이었다.

    "저는 피해자들과 가족들에겐 사면 신청을 할 필요가 없습니다. 사회 앞에 합니다. 저는 하나님 앞에, 그리고 이 나라가 대표하는 모든 것에 대하여 죄를 지었습니다."

그러면서 기독교 안에서 참 구속의 길을 찾았다고 고백했다. 9월 청문회 끝에 마지막으로 남긴 그녀의 말은 남편과 똑 같은 말이었다. 

   "나의 하나님은 놀라우신 하나님이십니다!"


앹킨즈는 1948년 로스앤젤레스 교외 샌 게이브릴에서 태어났다. 어머니는 15세 때 암으로 죽었다. 알코올 중독자였던 아버지는 그녀와 동생을 친척집으로 보냈다. 친척집을 떠난 그는 샌프랜시스코로 가, 탚리스 바에서 춤을 추며 마약중독에 빠졌다가 한 히피 부락에서 맨슨을 만났다. 그녀가 가족'의 일원에 의해 임신하자 맨슨이 출산을 도왔다. 당시 태어난 사내아기는 행방불명됐다.

앹킨즈는 두 번 옥중 결혼을 했다. 첫 남편은 텍서스의 괴짜 '백만장자'였으나 이내 이혼했고, 임종까지 지켜 본 둘째 남편은 하버드 법대 출신으로 그녀의 변호팀의 한 명이었다. 


이 스토리는 여러 가지를 말해 주지만 몇 가지만 든다면..

    첫째로, 특히 불우한 배경의 여성들이 자칭 '메시아' 등 교주를 따르기가 쉽다는 것. 

    둘째..일단 교주의 '따르미'가 되고 나면 세뇌나 조종을 받아 벗어나기 힘들다는 것, 
       그래서 판단력이 마비돼 뭐든 교주가 시키는 짓을 쉽게 하게 된다는 것이다.  

    셋째로는, 오직 예수 크리스토만이 참된 자유와 구속을 베푸실 수 있다는 것이다. 
       따라서 앹킨즈의 영은 현재 하늘나라에 가 있음을 나는 확신한다.


여기저기 댓글을 보면..사람들 특히 피해자 쪽에 선호적 동정심을 가진 비신자들 중엔 사형수나 극형 죄수들이 인생 후반기 끝 무렵에 감방 안에서 예수님을 믿고 변화 받아 신앙을 고백하고 간증하는 것을 과히 좋지 않게 보는 경우도 있다.
대죄를 지은 흉악범들도 예수님만 믿으면 가볍게(?) 용서 받을 수 있다는 '종교'에 대해 냉소적인 태도도 있고..마지막까지 철저히 죄벌을 받다가 죽어도 싸다고 생각하고, 심지어 내심 '저승'에서까지 형벌을 받기를 바라는 경우도 없지 않다.

물론 죄는 죄값을 받아야 옳다.
그러나 하나님은 죽어 마땅했던 우리의 과거를 모두 용서해 주셨다. 게다가 현재와 미래의 죄까지 회개하면 용서해 주신다.
 
십자가 위의 강도를 기억하는가? 그는 십자가 위에 매달려 함께 고통을 받는 자리에서도 옆 강도와 한데 어울려 주님을 모독했었건만(마태복음서 27:44) 주님의 태도를 보고 말씀을 듣고 심령에 변화를 받아 마지막 순간 외쳐 고백한다(루카복음=눅 23:39-43 참조).

    "예수님! 님의 나라에 임하실 때 저를 기억하소서!"

주님은 그를 향해 확답하셨다 :

    "내가 참으로 그대한테 말하오. 오늘 그대가 나랑 함께 낙원에 있을 것이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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