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분별과 검증/전쟁예언 비평

2010년 키워드는 오워의 전쟁 예언


          두 눈으로 꿈 속 전쟁 광경을 똑똑히 봤다고 강조/주장하는 오워 박사.


세속사회의 올해 키워드는 어떤지 몰라도, 최근 몇 달간 교계 블로그의 키워드는 단연코 케냐 출신의 '예언가', 데이빋 오워와 그의 '한반도 전쟁 예언'이었다.

한 개인과 그의 '예언'이 어떻게 이리도 장기간 인기(?)를 끄는지 이해하기 어렵지만..최근 북한의 도발과 추가도발 위협이 구체적인 전쟁으로 이어지지 않을까 하는 일부 대중의 불안한 심리와 함께, 그 연원을 정신적 내지 영적 요인에서 찾으려는 마음을 엿볼 수 있다고 본다. 이 정도의 '예언'에 교계까지 이렇게 뒤숭숭하다면, 적어도 한국교계 일각의 영적 상태는 건전하지 못하다고 할 수 있겠다.
이와 함께 전쟁 이전에(?) 모종의 회개를 '요구'하는 이 예언가의 조건부 발언에 전반적인 한국 사회나 한국 교회의 회개 필요성이 민감하게 대두돼 왔다. 오워의 이런 [회개-조건부-심판] 공식의 예언은 한국 뿐 아니라 여기저기에서의 전철을 밟아 왔다는 성격이 짙다.   

그러나 그가 어떤 영적 배경의 예언가일지, 그의 말이 어떤 성격의 예언일지 확실히 알지 못하는 가운데, 그런 예언에 좌우될 순 없다. 성경이 말하는 예언은 일반사회의 '예언'과는 사뭇 다르기 때문이다.  


http://www.youtube.com/watch?v=Pb1Vx-i6DSk&feature=player_embedded

위 동영상을 보면, 집회 광경이 아니라 좀 더 사적인 장소에서 비교적 여유있는 분위기 가운데, 한국의 몇몇 크리스천들이 오워에게 귀 기울여 주는 모습이어서 흥미롭다. 이벤트 날짜는 올해 10월 6일. 이것은 즉석 예언이 아니라 오워가 이전에 했던 '예언'의 재활용/되풀이를 하는 회고담 내지 설교 비슷한 형태다.
 
오워의 말뜻을 되도록 정확하게 짚기 위해 원어에 좀 더 가깝게 번역해 본다.


   "주님은 요구하고 계신다: (한국)교회가 회개해야 한다고. 그러나 또한 말하고 싶다: 주님은 교회가 회개하지 않는다면 뭐가 일어날지도 내게 보여 주셨다는 것을."

위에서 (오워의) '주님'은 어느 나라에나 찍으면 적용될 정도로 광범위하고도 통상적인 말을 하고 있다. 실제로 오워는 대체로 어느 나라에서나 대동소이한 말을 해 왔다. 신약 성경에 보면, 어떤 특정 교회가 회개하지 않으면 어떤 일이 일어날지는 오직 요한계시록 초두에서, 예수님의 친언을 사도 요한이 받아 적은 것으로 기록돼 있는데, 지역교회들이며, 매우 구체적이다. 그런데 한 나라 전체의 교회가 회개하지 않으면..이라는 유의 단서를 단 예언은 성경엔 단 한 군데도 없다! 더욱이 전쟁을 전제로 한 예언은 그렇다. 그런 권위를 부여 받은 예언가는 사도들 가운데도 없었다! 그렇다면 지금 오워는 예수님과 같은, 아니 그 이상의 권위(?)로 이런 '예언'을 한다는 얘기가 된다. 


   "교회 안에 (지금) 성적인 죄가 있다. 교회 안의 성적인 부도덕 말이다. 어떤 크리스천들은 포르노에 빠져 있다."

이 역시 어느 나라에나 할 수 있는 말이며, 한국교회에만 적용되는 구체적인 예언이라기엔 막연하기 짝이 없다. 지금 미국 카톨맄 성당부터 아프리카 교회까지 교회 안에 성적인 죄가 없는 곳이 어디란 말인가? 오워의 '예언'인가에 따르면, 그런 나라마다 전쟁이 일어나야 공평하지 않겠는가?

   "교회 안에 하나님의 말씀이 어디 있는가? 교회 안에 성령의 권능이 어디 있는가?"

어떤 '교회' 말인가? 지금 오워는 교회 개념을 무엇으로 이해하고 있을까? 예수님이 머리이시고 신자를 몸으로 한 교회에서는 말씀과 권능이 사라진 적이 없다. 한국 교회의 거듭난 사람들은 그 비가시적 교회의 일부이다.

만약 오워가 계시록의 주님 같은 권위로 한국 지역 교회나 제도 교회에 말하고 있다면, 계시록처럼 구체적으로 한국의 어떤 지역 교회들이 그런지 말해 줘야 한다. 그러지 않고 오워가 한국 전체 교회를 향해 이런 말을 하고 있다면, 그는 한국교회를 사실상 싸잡아 모독하고 있다!

한국 교회엔 아직도 수많은 생동적인 신자들이 있고, 세계에 유례 없이 새벽마다 교회와 계곡을 울리는 기도소리가 있다. 어쩌면 오워보다 더 경건한 사람들이 날마다 기도하며 살아가고 있다. 오워처럼 호텔이나 자기 거처에 기관총을 멘 경비병을 둔 신자는 없다. 아직도 하나님의 말씀 진리에 충실하고 성령님의 권능에 의존하는 신자들이 한국 교회에 없을 리가 없다. 
그런데..누가, 어느 예언가가 감히 한국교회를 향하여 이런 유의 발언을 할 수 있다는 말인가? 그건, 분명히 성령님의 예언은 아닐 터이다!


   "그래서 주님이 나를 보내셨다. 회개의 필요성을 선포하게 하시려고. 국가적인 회개 말이다."

오워는 그간 하도 오래 '예언' 생활을 해 오다 보니, 예언가로 늘 자신 있게 자임하는 모양이다. 그런데 그의 말투나 제스처 등은 쇼맨슆과 쇼오프 정신이 강하다. "나를 보내셨다"고, 마치 자기 밖엔 세계에 예언가가 없는 양(?) 말한다.  

회개의 필요성은 오워가 아니라도 성경이 곳곳에서 말하고 있으며, 한국교회가 이미 알고 있다! 몇 년 전부터 일각에서 교계 지도자 공개 회개 캠페인, 장대현교회 정신 회복운동 따위가 있었지 않는가? 그 순수성은 어떻건 간에, 회개의 필요성을 몰라서 예언가가 필요했던 건 아니다. 

심판 경고가 딸린 범국가적 회개 촉구 예언은 오워의 애창곡 같은 무엇이다. 어딜 가나 꺼내는 상투적인 얘기다. 하지만 국가적 회개 통보는 구약시대로 끝났고, 신약 성경에선 더는 찾지 못한다. 신약시대(여기서, 신약시대란 오순절 성령강림 이후를 기리킨다)의 그 누구도 한 국가나 국가 전체 교회를 향해 회개를 촉구하면서 심판을 경고한 일이 없다.


   "자, 이것 좀 들어 보라. 나는 여러분이 회개하지 않으면 일어날 일을 (눈으로) 봐 왔다. 전쟁 발발을 본다. 그 '꿈'에서 나는 [신문지를 둘둘 말면서] 항공기를 본 걸로 생각했다. [만 신문지를 경사지게 세워 놓으면서] 그것은 이랬다. 미사일이었다. 그러나 (항공기로 본 것은) 내가 잘 이해하지 못했기 때문이다. 이튿날 주님은 다시 보여 주셨다. 그제서야 그것이 군용 트렄 위에 걸쳐 있음을 알았다..그것이 발사될 때 이것(발사대)은 남아 있었다.."


오워는 여기서 예언에 신빙성을 보태기 위해, 이젠 이미 널리 알려진, 전쟁 냄새가 약간 나는 듯한, 자신의 실제(?) 꿈계시 얘기를 되풀이한다.
그는 한국이나 한국교회가 범국가적 회개를 하지 않으면 일어날 심판을 봐 왔다고 한다. 그런데 오워가 이 예언을 했다고 해서 그 후 여태껏 한국교회가 범국가적 회개를 하고 있는가? 필자는 잘 모르겠지만, 미디어에선 그런 기미를 엿볼 수가 없다.

다만 각 교회가 오워 예언 때문이 아니라 평소 깨어 기도하며 회개하고 있음은 사실로 알고 있다. 새벽에 한국의 각 교회를 가 보라. 오워의 나라인 케냐의 교회에서도 볼 수 없는 기도와 회개의 현장을 볼 수 있을 것이다!

그런데 오워가 요구하는 회개는 '범국가적 회개', 그러니까 오워의 '주님'의 눈엔 물론 오워의 눈에 보이는 한국 교계의 두드러진 가시적인 회개여야 한다는 뜻처럼 들린다. 그렇다면 MB를 비롯한 정치계 인사들과 국회, 법원 등이 모두 오워 앞에서 회개하고 케냐  정치인들이 그랬듯 그에게 세례(침례)를 받아야 한다는 뜻 같다. 과연 그런 것이 하나님이 현재 한국교회에다 전쟁심판 경고와 함께 요구하시는 회개일까?


   "..그 꿈 속에서, 미사일이 발사되어 어느 너브 센터(중추/중앙통제부) 즉 넥서스(연결체제)의 중심부를 폭격했다. (중앙) 발전소다. 나는 수많은 사람들이 도망하는 모습을 본다. 내가 그것이 전력 센터임을 알게 된 것은 주님이 나라 안의 전기 전문가들을 보여 주셨기 때문이다. 그들이 변전기를 점검하고 있는데 거기서 연기가 나고 정전이었다..온통 정전이었다!"


오워의 전쟁 꿈의 계속이다. 우리가 언제까지 한 예언가의 구체적이지 못하고 따라서 별 신빙성 없는 전쟁 꿈 얘기에 탐닉하고 몰두해야 하는가? 우리 자신들은 이와 비슷한 꿈을 꾸지 않는가? 무기 또는 전쟁에 관한 뉴스를 읽거나 영화를 봐도 쉽게 꿀 수 있는 꿈이다. 

오워는 북한 미사일 떼의 (미) 항공모함 공격과 마찬가지로 여기서도 1개 미사일을 거드는데, 트럭에 실린 (북의) 장거리 미사일이 아마도 한국의 4대 핵발전소 시설 중 한 군데라도 폭격한 인상이 든다.  

그런데 오워의 '주님'은 이 예언담 내내 나라 이름이나 남/북 구분도 친절하게 제대로 잘 해 주지 않지만, 이 발전소가 어딘지, 어떤 발전소인지조차 정확히 밝히지 않고 있다. 그냥 나라의 전문가라고 하여, 비교적 큰 발전소를 가리키는 듯 싶다.
성경의 정확한 예언들과는 달리 퍽 몽롱하다. '주님'께서 한국 실정을 잘 몰라서일까? 하여튼 더 정확한 것은 실제로 미사일에 발전소가 피격돼 정전이 돼 봐야 제대로 알 성 싶다.


   "또 다른 꿈에서는, 주님이 나를 한 도로로 보내셨는데, 내가 운전을 하면서 길 위의 탱크들을 이리저리 피하여 달리고 있었다. 그 꿈 속에서 주님께 여쭸다: '왜 길에 저렇게 많은 탱크들이 있나요?' 주님이 음성으로 '전쟁이 발발했기 때문이다'고 하셨다. 남/북 간에 말이다."

이 역시 어느 나라에서나 벌어질 수 있는 상황인데, 끝에 '남/북 사이'라고 덧붙여, 그 '주님'이 남북간전쟁이 시작됐다고 밝힌 것인지, 오워 자신이 갖다 붙인 말인지는 잘 모른다.

이상, 오워의 두 가지 꿈 얘기들은 어디까지나 개인의 꿈 얘기이지, 이것을 결정적인 남북한 사이의 전쟁 예언이라기엔 여러 모로 어폐가 있다. 또 이 꿈 속에서 앞뒤에 반드시 회개해야 전쟁이 벌어지지 않는다는 단서 경고가 붙어 있지도 않고, 오워 자신이 두루뭉술하게 꿈 얘기에다 적당히 경고판을 갖다 붙인 인상이 든다.


그리고..세계 안에 벌어지는 자연재해나 전쟁/테러 등이 모두 이처럼 회개하지 않아서 오는 심판이라면, 회교국가나 불교국은 어떤가?
또 하나님은 이처럼 세계 각국의 재난과 크고 작은 전쟁을 통해 계속 심판으로 일관하고 계신다는 말인가? 바야흐로 지금이 최후심판기인가? 7년 대환난이 이런 식으로 이뤄지고 있다는 것인가? 그렇다고 하기엔 너무 빈약하지 않은가?

오워 예언에 따르면, 남한 교회의 회개 미흡으로 북한 미사일을 통해 하나님이 심판을 하시련다는 뜻일까? 왜 그 임박한 '미사일 심판'이 연말까지도 이뤄지지 않고 있는가?

그리고, 오워의 상투적 주장에 따르면, 이라크 전쟁은 이라크 교회/성당의 성적 범죄에 대하여 하나님이 미군을 통하여 심판하시는 전쟁인가?
아프가니스탄의 전쟁은 아프가니스탄 교회나 모스크(?)의 성범죄에 대하여 국가적 회개를 하지 않아서 행하신 하나님의 심판인가?
아프리카의 각 국가들 사이 또는 국내에서 지금껏 벌어지고 있는 숱한 종족/종교전쟁도 그런가? 그렇다면, 현재 세계에서 가장 교회의 성범죄가 심한 지역은 바로 오워의 출신지, 본 고장인 아프리카라고 봐야 할 것이다.